2007년 03월 21일
속리산 ; 봄속의 겨울

[ 호서제일가람! 입구의 편액이 사뭇 거만스럽게 느껴진다. ]
‘07. 3.17. 토요일.
속리산에 가기 위해서 05:48 에 정선을 출발했다.
교통 불편은 정선의 영원한 문제! 나는 15인승 승합차에 동료들 열명을 태우고 영월, 제천, 충주를 거쳐 괴산에서 해장국을 먹고 김밥을 사서 10:40 경에 보은에 들어갔다. 괴산, 속리산간은 시간도 일렀지만 같은 방향은 아예 없었고 마주 오는 차량도 별로 없어서 차는 무진장하게 달렸다. 물론 그래봤자 봉고 속도이지만. . .
속리산이라 . . 젊은 시절 산깨나 다녔지만 속리산, 가야산, 소백산 이런 곳들은 전혀 못 가봐서 개운찮았는데 그중 한 곳을 이번에 다녀 온 것이다.
마침내 입산. 입구에 호서제일가람이라 쓰인 현판을 지나 마침내 속리산 진입. 과연 국립공원 탓인가 산중에는 곳곳에 제대로 된 건축물이 서있었고 여기 저기가 휴게실, 화장실이었는데 젠장헐 온통 다 금연구역이었다. 비흡연자의 건강도 좋지만 아직은 흡연자가 좀 더 많은 수일텐데 이것도 가진 놈들의 횡포인가? 산중에서 모두 여섯시간을 있었지만 나이든 남자들 뻔뻔하게 담배 피우는 곳에서 슬쩍 한 대 등 종일토록 담배는 딱 두 대밖에 못 피웠다.
[ 보은 정이품송 ; 수직으로 보이는 것은 지지대이다. ]




[ 문장대 언저리. 서리가 나뭇가지에 얼어붙은 모습 ]


[ 문장대 설화 ]




그럼에도 산은 참 좋았다. 관리들이 쓸데없는 정성을 들여서 산 전체가 자연석 손질 또는 철계단, 나무계단이었는데 이 빌어먹을 계단만 뺀다면 골짜기마다 집채만한 바위가 계곡마다 널려있었고 그 사이로 골골이 흐르는 물은 실로 명경지수라 할 만 했는데 그중에서도 머언 산봉우리에 걸려있는 운무와, 설화 그득한 숲은 거의 그림이었다.
그리고 특히 문장대에 오르자 중턱 이후에는 나뭇가지에 맺힌 서리가 얼어붙어서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같이 빛이 나는 모습이었는데 문장대 꼭대기에는 중턱의 봄기운과는 완전한 딴판이라 온통 설화가 만발해서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어이없게도 나는 육안으로 설화를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정말 멋있었다. 하지만 안개가 자욱해서 전망대 그림은 그냥 뿌우연 흰색뿐이었다.
밥을 먹고 일행이 신선대방향으로 향하는데 이설화는 나무에 등산객이 스치면 온통 하늘을 가리며 은색 편린으로 나부끼고 이윽도 땅에 떨어져서는 마치 얼음조각의 모습으로 서서히 녹아내릴 터이다. 그리고 우리가 산기슭에서 막걸리를 마실 때 공기중에 떠다니는 작은 물방울을 느끼고 기이하게 생각됬는데 그것들이 아마도 이 편린의 결과물로 보였다.
하지만 등산객의 편의는 좋다고 할 수 있지만 산중에는 너무 많은 건축물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 점이 눈에 거슬렸다. 결국 사람이 상주하면서 온갖 쓰레기며 생활하수 등 오염원이 상당량 발생할텐데 과연 그것들이 정상적으로 처리될 수 있을까가 의문이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입산객은 담배도 못 피우게 하면서 허가받은 이들은 밥을 지어 팔면서 온갖 쓰레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곳에서 담배를 피울 때 꽁초는 담뱃갑에 되집어 넣는다. 화재와 쓰레기 발생 방지를 위한 나대로의 방식이다. 모두가 다 이렇게 하면 될텐데. . .
[ 나! 암 생각 없다. ]




[ 나무에 매달린 겨울의 흔적! 저것들이 바람에 은색 비늘로 날리운다. ]


16:27에 주차장에 도착. 입산후 여섯시간만이다.
2002년도이던가? 대청봉 무박산행 이후 가장 긴 산행이었다. 늘 게을러 터져서 점심먹고 산에 가서 저녁 먹기 전에 돌아오는 코스에만 익숙해서 다리가 꽤 무거웠다. 하지만 그래도 다섯시에 보은을 출발해서 20:47에 정선에 오기까지 혼자서 운전을 해냈다. 게다가 괴산에서 충주가는 19번 국도에서 산을 하나 넘는데 그 높이와 곡선이 거의 강원도 수준이었다.
한편 재미있고 한편 걱정스러웠다. 10명의 동료들 목숨을 내가 네시간 동안 쥐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영월 도착 이후에는 운전석 계기판이 왼쪽 차창에 투영이 되면서 좌회전할 때는 왼쪽 시야가 완전히 상실되는데 환장할 지경으로 답답했다.
창문을 올렸다 내렸다하며 운전을 했고 광하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채 라이트도 없는 자전거를 타는 할아버지가 갑자기 시야에 들어오는 바람에 거의 사고를 낼 뻔 했다. 정말 탈없이 하루 운전을 마친 것이 다행스럽다.
힘들었지만 아주 즐거운 하루였고 또한 내가 일행의 이동을 위해서 유일하게 15인승을 운전할 수 있었다는 점도 큰 기쁨이었다.
내달에는 합천 황매산이라! 운전이야 하면 되지만 너무 먼 것이 아닐런지 . . .
# by | 2007/03/21 13:28 | 홀로 세상을 떠돌며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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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조심해라.
가능하면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운전하는 기회를 줄이는 것도 좋고...
늘 네 걱정이구나.
중학교 때 수학여행 가 본 뒤론 못 가 본 곳입니다.
머지않아 함 가 볼 생각이죠....
잘 보고 갑니다~~
저역시 짚차를 한대 마련하여 돌아다녀 볼 작정 입니다.
그도 삶의 보람 아닐까요?